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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 직관을 다녀왔다.
WTA 정규 투어 중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대회로 코로나 이후로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여서 이번에는 꼭 직관을 다짐하며 기대하고 있었다. 티켓을 늦게 끊어서 비지정석에서 봐야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여서 많이 들떴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집에서 멀기도 하고 코트 잡기 쉽지 않은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하철에서 내려서 바로 앞에 코트가 보였다.

메인 스폰서인 하나은행과 옆에 벤츠 부스가 있었다.
메인 경기장에 하나은행 코리아오픈테니스대회 플랜카드에 오스타펜코와 라두카누 사진이 걸려있다.
협찬사들 부스에서 많은 이벤트를 하는 것 같았지만 다 스킵하고 바로 경기장으로 갔다.

이번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는 하나은행 앱을 통해서만 티켓 예매을 예매하거나 현장 예매만 가능했다. 나는 앱 없었기 때문에 친구가 대신 예매를 해줬다.
친구가 예매한 티켓을 보여주고 손목에 티켓을 차고 들어갔다
12시부터 복식 준결승전이 치뤄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1시 20분쯤 도착했고 경기 중에는 입장이 불가해서 세트가 끝나고 선수들 쉬는 타임까지 잠시 밖에서 대기를 했다.

생각보다 코트가 가까이 있었다. ATP 코리아 오픈도 티켓팅에 실패해서 비지정석 자리에서 볼만한지 고민해보고 티켓팅을 할 계획이었는데 멀긴했지만 생각보다 볼만했다.

처음에는 가운데서 보는게 좋을 것 같았는데 완전 가운데 좌석은 사람들이 좀 많아서 자리를 잡았다가 공이 왔다갔다 하는걸 고개 돌리면서 보는게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래서 테니스 경기를 뒤에서 찍는구나 싶었다. 나중에 경기 보면서 자리 옮기기 잘 했다는 생각이 완전 들었다.

날씨가 좋으니 코트가 더 이뻐보였다.
준결승 복식 경기 거의 끝나갈 즈음이었는데 우리 나라 선수들이 잘 해줬는데 아쉽게져서 결승 진출이 좌절 됐다.
그리고 윔블던 4강 경기에서 자베르와 경기했던 마리아 선수가 4강에 진출 했지만 패했다.

우리는 시합을 촬영 하는 카메라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가운데로는 갈 수 없어서 약간 옆으로 갔는데 옆에서 보는 것 보다 뒤쪽에서 보는게 내 경우에는 더 몰입감이 생겼다.
사진 보면 느껴지겠지만 왼쪽보다 오른쪽이 먼저 그림자가 져서 해 질때까지 왼쪽 좌석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비싼 좌석이라도 햇빛이 저렇게 쎄면 버티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라두카누와 오스타펜코의 준결승 경기.
US오픈 우승자 라두카누 경기가 제일 보고 싶었는데 다행이 4강까지 올라와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US오픈 이후 최고 성적이라고 ㅠㅠ 우승해서 매년 오길 바랬지만 부상으로 기권을 했다.
오스타펜코도 2017년 우승자이기도 하고 프랑스오픈 우승 이력도 있는 이번 시합 1번 시드를 받고 랭킹 10위권 선수로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이번 기회에 경기를 보러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권 패여서 아쉬움이 너무 컸다.

아쉽지만 시합이 끝난 경기장을 나오면서 찰칵.

비지정석에서도 경기 보기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좀 아쉬운 점을 적어보자면 테니스 인구나 우리나라의 경제력 등을 보면 좀 더 큰 대회 유치에 도전해서 더 좋은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테니스 인구에 비해 떨어지는 인프라와 대회 수준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WTA의 경우 같은 기간 도쿄에서도 대회가 진행 중인네 8번 시드까지의 랭킹만 보더라도 20위권 내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20위권 내의 선수는 고작 1명. ㅠㅠ

남자 대회에서는 좀 더 높은 랭킹의 선수들을 만날 수 있고 남자들은 더 빠르고 센 파워를 볼 수 있는 기회여서 티켓을 예매하고 싶지만 왕복 4시간을 2주 연속 투자하자니 약간 고단 하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준우승자인 루드를 눈 앞에서 볼 기회인데..아직 고민 중이다.

날씨도 너무 좋고 가까운 곳에 계신 분들이라면 많이들 세계 정상의 선수들 경기를 보러 가보는 것을 강추한다.

추가로 먹을 것은 사들고 가야한다. 경기장 내부에서는 파는 곳이 없고 바로 입구 앞에 매점이 있지만 번잡하고 중간에 나갔다오면 다음 세트 선수들 쉬기 전까지는 입장이 불가해서 잘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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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술을 하고 첫 모임으로 목동 테니스장에 갔다. 

동호회에 친분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오랜만에 가려니 민폐끼치게 되지 않을까 조금 위축이 됐다. 그래도 나는 다시 테니스가 치고 싶으니 그런 감정은 뒤로 미뤄뒀다. 5개월 사이에 사람들이 실력이 많이 늘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수술을 하러 갈 당시에는 다들 서브도 어색하고 게임도 많이 부족했었는데 5개월은 열심히 한 테린이가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나 보다.

 

사람들 실력이 많이 향상 된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기도 했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열심히 치게 된 계기가 생겼다.

애초에 동호회에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싶지 않아 모임도 나가지 않고 딱 테니스만 쳤었는데 자꾸 나에게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 사람이 생겼다. 내가 다시 동호회에 나갈 때 주변에 아는 사람이 나를 가르치며 잘 치는 사람이 다시 왔다고 소개했는데 내가 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별론데?"라고 생각돼서 자기랑 같이 치면서 연습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꾸 나에게 밥을 먹자고 했고 밥을 먹는 자리에서 나에게 같이 대회를 나가자고 했다. 

한번도 대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얘기를 들으니 폐끼치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그 친구도, 나도 그때부터 테니스에 약간 미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일주일에 5-6회 정도 테니스를 쳤다. 친구는 나보다 조금 더 미쳐 있어서 더 쳤었다. 레슨도 다시 시작하고 주말 레슨도 추가했다. 코트가 없다면 거리가 멀어도 마다하지 않고 다니기 시작했다. 겨울엔 추우니깐 실내 코트를 잡고 크리스마스, 새해 가리지 않고 열심히 테니스를 쳤다. 그렇게 테니스 코트에 가는게 설레서 심적으로 힘든 일들도 다 잊어버렸다.

30살이 넘으면서 내 삶을 두근거리게 한다거나 설레게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테니스 치러 갈 생각에 회사에서부터 마음이 설레곤 했다. 테린이 대회 나갈 생각에 조합을 맞추다 보니 승률도 꽤 좋았다. 많이 치다보니 어느새 실력이 꽤  좋아져 잘 치는 편에 속하게 됐다. 그렇게 테니스를 치는데 안 느는 것도 이상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같이 치는 무리가 생기고나니 테니스가 더 재밌었다. 

 

엄마가 그 즈음 몸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테니스 치다보니 그런 걱정도 덜 하게 됐었다. 요새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긴 한다. 그때 테니스 좀 덜치고 엄마랑 주말엔 시간을 보낼걸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결국엔 나에게는 엄마와 다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 

 

4월 이었고 날이 아직 약간은 쌀쌀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지만 5월에 열리는 테린이 대회를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말에 레슨을 가서하고 있는데 누가 내 다리에 돌멩이를 던졌다. 

빡 하는 소리와 돌을 맞은 것 같아 뒤돌아 봤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앞에서 감독님이 혼잣말로 욕을 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그거 인대 끊어지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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