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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냉혹하고,

환상은 따뜻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현실은 냉혹한데 할머니의 손녀의 관계, 희령이라는 도시는 따뜻하다. 

 

도서관 딱지가 붙어 있어 불가피하게 편집

 

 

1. 소설에 대한 느낌

극에서 사실적인 요소는 너무 냉혹하다. 

증조할머니가 살아온 시대, 

할머니가 살아온 시대,

엄마가 살아온 시대,

내가 살아가는 시대.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 많은 시선들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살아간다.

그 시선을 견뎌내기 위해서 차가워 질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그 차가움을 견뎌야 하는 대상은 다름 누구도 아닌 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 나는 항상 나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내용이 어렵지 않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편하게 읽힌다고 느껴진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소설로 "시선으로부터"를 읽었는데 그때 소설을 읽을 때와는 다르다. 

묘사도 머릿속으로 그려서 상상이 가능했다. 

글을 아주 읽기 쉽게 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눈물 점 자극  

엄마가 떠나기 전에도,

엄마가 떠난 뒤에도 누군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나는 소리내어 울어보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이 내 눈물점을 자극했다. 

아마도 엄마,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소설에 나오는 할머니, 엄마의 연령대가 나의 할머니, 엄마의 연령대와 비슷하기도 하고,

지연의 엄마가 극중에서 암으로 수술한 내용도 그렇고,

극 중 할머니와 지연이 만나는 장소가 강원도 여서 그런지

친근하고 내 이야기와 딱 맞진 않아도 내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런 부분들이 있었다.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지연과 엄마의 관계와 나와 우리 엄마 관계와는 너무 다르지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라는 단어가 나에게 이제 너무너무 슬픈 단어가 됐다는 걸 깨달았다. 

여태 살면서 "엄마"란 단어는 따뜻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존경하고, 내가 힘들때 언제든 기대고 투정부릴 수 있는 단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라는 단어는 이제 내게 더 이상 현실엔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됐다. 

그 사실 너무너무 슬퍼서 이 책의 독서모임에서 "엄마"란 단어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아 제대로 말하지도 못 했다. 

 

3. 희령  

희령이라는 도시는 실제하지 않는 도시다. 

소설 속의 모든 도시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데 작가와 할머니가 만나게 되는 희령이라는 도시는 실제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현실은 냉혹한데, 환상은 따뜻하다. 

희령이란 도시는 어느 순간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다.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그 곳에 정착하러 갈 때는 그 곳은 증조부의 가족을 찾기위해 찾은 공간으로 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지만 새비 아줌마와 희자가 와서 봤던 바다. 그리고 지연이 어린 날 찾아와서 할머니와 추억을 쌓고 다시 찾은 공간은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연의 상처가 치유되는 공간이고 지연이 차가움과 마주하면 엄마의 변화를 이끌어 내게 된 공간이다. 엄마는 그곳을 떠났지만 결국엔 희령에서의 지연을 통하여 엄마 또한 변해갔던 것 같다.

 

사실 내 가장 큰 관심은 희령이 실제 도시라면 어디일까? 였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 곳은 '고성'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속초에 살았다. 속초 바로 위에 고성이 있는데 한적하고, 피난민들이 속초에 아바이 마을에도 많이 있지만 고성에도 많이 있다. 속초는 실제하는 곳이니 '고성' 정도를 머릿속에 두고 쓰지 않았을까 싶다. 

 

 

4. 현실은 냉혹하고, 환상은 따뜻하다.

어릴때는 할머니를 무척 좋아했고,

10, 20대에는 할머니와 거리가 조금 멀어졌다. 

30대가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자주 찾아뵙고 있다.

자주 찾아가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도 가고 유명한 카페에서 빵이랑 차도 마시고 오고 맛집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오고 같이 시골 마트에 가고 병원도 모시고 다녀오곤한다. 

우리 할머니도 소설 속의 할머니와 같은 시대를 살아오고 평생을 강원도에서 살아오셨지만 소설 속의 할머니와는 다르다.  

손녀와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카톡을 배워서 한다는 것이

가능 할 수 있지만 우리 할머니를 보면 이제 다리가 아파서 많이 걷고 움직이는 것이 어렵고,

정신은 또렷하지만 새로운 문물을 익히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데.

 

그래서 소설 속의 할머니는 내 생각에는 환상같다.

그래서 소설인 것이겠지만 말이다. 

 

소설 속에서 내 기준 환상으로 보이는 희령, 할머니는 너무 따뜻하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 지연이 겪는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흔한 일은 너무나 차갑다. 

나는 늘 따뜻한 세상을 원하기 때문에 이 소설이 더 좋았는지 모르겠다.

 

잘 읽히고,

내 감정을 움직였기에 

기억에 남는 소설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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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부대찌개 맛집 인정!


재작년 겨울에 한참 테니스 열심히 칠 때 의정부에 있는 실내 테니스장으로 원정을 다니곤 했다.
간 김에 같이간 클럽원들이랑 의정부 맛집을 한 곳씩 다녔었는데 그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집이었던 "송산 부대찌개"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그때 의정부에 유명한 부대찌개 집 몇 곳 다녀봤는데 그때마다 다들 송산이 더 맛있다고 했었다.


내부가 좀 달라지긴 했는데 나오는 메뉴들은 그대로다.
그 전에는 바닥에 앉아서 먹었기 때문에 신발 벗고 들어갔었는데 의자 테이블로 바뀌어 있었다.


친구랑 둘이가서 2인분을 시켰다. 얼마전에도 부대찌개 체인을 다녀왔는네 그때 먹은 햄이랑 비교하니 진짜 내용물이 가득가득 냄비안에 채워져 있었다.


역시 부대찌개엔 라면 사리가 필수!
북한강 카페에 간 날 굳이 돌아가는 길인데도 들려서 먹은 보람이 있는 맛이다.
친구에게 부대찌개만 먹으러 다시 올 것 같냐고 물으니 올 것 같다고 했다.
물론 2년만이긴 하지만 나도 부대찌개만 먹으러 왔으니 그만큼 맛은 보장!


가격은 1인분에 9천원.
북한강 카페 커피값과 비슷하다.
같은날 두 곳을 가니 가격에서 약간 현타가 왔었다.

주차 공간은 많지 않다. 가게 주변으로 2, 3대 주차할 수 있지만 주차장은 아니다. 주변이 빌라촌이라 근방으로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많고 바로 앞에 유료 주차장도 있긴하다.

2년전에 테니스 4시간 치고 먹을때 만큼의 맛이라고 느끼진 못 했지만 주변에 부대찌개 체인점이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집이다. 겨울에 드라이브겸 가끔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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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평을 하자면
다음에 여기 또 올거니? 물어본다면
글쎄...나쁘진 않았지만 북한강 근처엔 비슷한 뷰에 비슷한 가격대 카페가 많은데 굳이 또 올 것 같진 않다. 와 봤으니 다른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 투어하는 편이 나을 듯.


힘든 한 주였다.
집에서 푹 쉬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주말 끝에 허무한 느낌이 들어 무리해서 친구를 호출 했다.

날씨가 좋아 어디갈지 찾다 좋은 곳 하면 생각나는 양평, 남양주 쪽으로 가기로 했다.
인터넷에 좋다는 카페를 찍고 출발.

대너리스

북한강변에 카페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 대너리스 방문.
주차장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도 차가 많길래..
'망했다 자리 없겠네' 하고 별 기대하지 않고 갔다.
나는 본관 옆에 넓은 공터? 같은곳에 주차를 했는데 거기서 보니 건물도 늙어보이고 어두침침해 보여 약간 실망을 했다.

대너리스

그런데 가까이 갈 수록 건물이 오히려 고풍스러운? 느낌이 났고, 내부는 매우 깔끔했다.

문 열고 들어가니 바로 보이는 뷰가 정말이지 좋았다.
차가 밖에 워낙 많아서 내부가 북적북적할 줄 알았는데 줄 서서 기다리거나 웨이팅 같은건 없었다.
대신 뷰가 좋은 창가쪽 자리는 이미 다 자리 주인이 있었다.

케익 가격 - 9천원

빵 가격 5천원부터~
단팥빵 가격이 5천원 이었다.


빵 가격을 보고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구나' 싶어서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 열심히 블로그라도 써야지 ㅠㅠ

커피 가격은 8천원 부터~
근처 카페들 가격도 비슷한 가격대 인 것 같다.
아무래도 경치 값이 커피 값에 포함돼서 그런 것 같다.

커피 두잔에 빵이나 케익 먹으면 2만원 넘는 금액이 훌쩍~

들어가면 아래층 1층
위로는 3층까지 있다.
아래층은 1지하는 아니고 바로 강변 앞이다.

날이 포근하면 밖에서 경치보면 차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저기서 따뜻한 봄 날 사람 없을 때 차 마시면 카페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졌을까..

조용히 차 한잔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구석자리에 좋은 뷰 보면서 컴퓨터 가져와서 작업하는 분들이 몇분 계시던데 그 자리가 제일 좋아 보였다.

내 월급은 안 오르는데 여기 오니 정말이지 물가가 많이 올랐구나를 새삼 생각하게 됐다.
'이렇게 좋은 경치 즐기면서 좋은 사람과 시간 보내려면 열심히 생활 해야지 생각들면서도 이거 인간적으로 너무 비싼 것 같다' 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드라이브 잘 했으니깐....
당분간 북한강 카페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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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1주기 제사를 치뤘다.
언니가 아빠와 주말에 좋은 과일을 사왔고,
고모들이 제사 전 날 와서 나물이며 생선이며 탕국이며 끓여주셨다.

작은 엄마도 메밀부침개를 가져오고,
제사 전엔 음식 담아서 제사상에 순서대로 음식도 내주셨다.

엄마는 참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엄마도 그걸 알겠지? 꼭 알았으면 좋겠다.

1년 동안 엄마 없이 세상의 시간이 흘러 갔구나.
엄마를 1년이나 못 봤네.
생각이드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는데 간신히 참았다.

양력 1주기엔 사촌동생들과 나를 뺀 가족들이 다시 산소에 갈 것 같다.
사촌동생들이랑 술 한껏 마시고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노래방 가서 놀았던 기억이 불현듯이 스친다.
그때 녹화 좀 해둘걸...엄마가 신나게 노래 불렀는데..

나는 요새 업무가 많이 바빠 양력 1주기 당일엔 못 와서 먼저 산소에 들렸다.
1년 동안 매달 엄마에게 찾아 간다는 약속이 12월이면 끝난다. 사실 강원도까지 한달에 한번씩 온다는게 쉽진 않다. 그치만 내가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엄마가 날 너무 사랑해줘서 고맙단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게 이것 밖엔 없었다.


엄마가 홍시를 참 좋아했다.
엄마를 닮아 나도 홍시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한다고 익지 않은 대봉 감을 1박스 사서 장독에 넣고 익혀서 수시로 꺼내먹을 수 있게 해줬던 기억도 난다.
손이 커서 뭐든 한박스씩..과메기 한번 사왔는데 잘 먹으니 10번은 먹을 수 있을 양을 사서 결국엔 외갓집 친척들과 같이 먹은 기억도 난다.

요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데 엄마 산소와서 생각했다.
나를 이렇게 사랑해준 엄마가 있는데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살자. 엄마가 바라는게 그런거다.
내가 선택한 일은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한 일이니 이 고비 잘 버티자.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12월에 엄마 보러 올때는 엄마가 그랬듯이 나도 모두를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로윤 마음으로 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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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산 폴리스 자켓이 사라졌다.

아울렛에서 구입한 엄마와 커플 신발

날이 갑자기 쌀쌀해졌는데 패딩을 입기엔 과한 것 같고 경량 패딩에 자켓을 하나 더 입고 다니니 자켓이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광고에서 폴리스 자켓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아 나도 폴리스 자켓 있지' 싶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폴리스 자켓이 있던 것을 깜박했다. 아침 출근 전에 호기롭게 자켓을 찾는데 안 보인다. 

엄마가 있을 때는 물어보면 무엇이든 찾아줬는데...아침에 찾으면 일단 출근하라고 하고 엄마 찾아 놓는다고 하면 반드시  퇴근하고 오면 내 방에 찾던 것들이 놓여 있었는데 싶었다. 엄마가 사라지니 옷도 사라졌다. 사라진 옷을 찾는 것은 혼자서 해결 해야 할 일이 됐다. 혹시나 하고 가족 단톡방에 내 폴리스 자켓 못 봤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모른다. 엄마는 내가 무슨 옷을 사고 나한테 뭐가 있는지 다 기억해주는데 엄마 빈자리가 느껴졌다.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다시 한번 가족들에게 확인하니 동생이 자기 겨울 잠바도 부모님 방 장에서 찾았다고 한번 보라고 했다. 아빠랑 같이 뒤지는데 엄마 옷이 아직도 꽤 남아 있다. 백화점에 같이 가서 엄마가 큰 맘 먹고 비싼 돈 주고 산 옷이며, 간절기에 자주 즐겨 입던 옷, 겨울 코트, 여권 사진에 입었던 옷 등도 보였다. 그리고 엄마 옷 중에 내가 탐내던 파타고니아 조끼도 보였다. 안 그래도 엄마 조끼 어디갔지 생각했는데 "엇 엄마 조끼다. 이거 내가 입을래!" 하고 바로 방으로 가져왔다. 엄마 옷이 아직 많이 있구나 싶었다. 내 방에도 엄마가 병원에서 가져온 물품이랑 그 안에 옷 가지 약간이며 새양말이랑 잔뜩 있다. 내 방에 있는 엄마 옷을 꺼내서 냄새를 크게 들이 마셔본다. 어렴풋이 엄마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되는 것 되기도 하고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같이 아울렛에 가서 샀던 츄리닝도 있고, 내가 준 운동복이며 여기저기 찾으면 엄마의 흔적이 한가득 있다. 

 

나랑 엄마는 쇼핑 친구였다. 내가 차가 생기고, 엄마 병원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날에는 자주 아울렛에 가서 쇼핑을 했다. 그래서 엄마 옷에도 내 옷에도 우리가 같이 쇼핑 했던 추억들이 많이 있다. 엄마와 아울렛에 가면 구경을 하다 내가 고민을 하면 엄마가 하나 선물해 준다고 하면서 사주고 그런 엄마가 고마워 나도 매번은 아니지만 엄마에게 선물해주기도 했다.

미국갈 때 쓸 캐리어 사러 가서

아울렛 에피소드는 몇가지가 있는데

내가 엄마 덕분에 연말정산을 항상 다 환급 받아서 엄마에게 연말정산을 받으면 어버이날 선물 겸 해서 용돈을 챙겨드렸다. 그 날은 검사 결과를 듣고 아울렛에 가서 구경을 하다가 웬일로 명품 매장에서 신발을 보게 됐었다. 엄마가 맘에 들어하는 신발이 있는데 내가 주려고 했던 용돈이랑 가격이 비슷해서 용돈 대신 신발을 선물 했던 기억.

내가 경량 패딩을 사러 갔다가 이것저것 지출이 커지니 엄마가 경량 패딩은 사주겠다면 사준 기억.

속옷을 사러 가서 나는 메이커 속옷을 사고 나오는데 뱀부 팬티가 좋다면 엄마가 하나 또 사주겠다고 해서 샀던 기억.

츄리닝 사러 가서 내가 이것저것 많이 사니 그 중에 하나 엄마가 사준다고 해서 엄마가 사주고, 나도 엄마가 굳이 필요하진 않지만 욕심 부리던 츄리닝을 사준 기억. 

동생과 엄마와 셋이서 아울렛에 갔을 때 동생이 알바비 받은 돈으로 엄마에게 파타고니아 조끼를 사주고, 엄마는 나에게 파타고니아 남방을 사줬던 기억. 

발이 아프다면 편한 신발을 사러 가자고 했고, 엄마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게 된 기억.

내가 자주 즐겨 입는 라코스테 맨투맨 티를 살 때 색깔 땜에 고민하니 엄마가 그냥 둘 다 사라고 했던 기억. 그치만 그릇이 작은 나는 하나 밖에 못 샀다.

취직 후에 단정한 옷을 입고 다녀야 해서 같이 옷을 보러 다녔던 기억. 

우연히 명품 브랜드의 맘에 드는 카드 지갑을 보고 내가 맘에 들어하니 엄마가 생일 선물로 사준 다고 했던 기억.

술 마시고 카드 지갑 잃어버려서 지갑 없이 다니니 엄마가 카드 지갑이라도 들고 다니라고 사줬던 기억. 

엄마 미국 갈 때 필요하다며 가방, 캐리어 사고 숙모들 선물 해줄 가방도 샀던 기억.

아울렛 가면 내가 츄리닝을 좋아하니 늘 나이키에 같이 가서 구경했던 기억.

엄마와 나 모두 족적근막염이 왔는데 에어 있는 신발을 신었더니 증상이 좋아져서 엄마에게도 나랑 똑같은 에어 있는 운동화를 선물한 기억. 

 

적고보니 내가 준 것은 몇가지 없고 받은 것만 너무 많다. 그리고 적으면서 엄마가 줬던 선물들이 계속 생각 난다. 우리 집이 넉넉하진 않지만 부모님이 물질적으로도 부족하지 않게 해주셨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고, 보답할 기회가 이제 없어서 아쉽고, 더 이상 엄마한테 선물을 받지 못 하니 섭섭한 마음도 아주 조금 든다. 

 

내가 사준 엄마 신발-엄마와 손 잡고 마지막 벚꽃 구경

 

적으면서 기억 난 엄마가 줬던 선물들을 다음에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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