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엄마 1주기 제사를 치뤘다.
언니가 아빠와 주말에 좋은 과일을 사왔고,
고모들이 제사 전 날 와서 나물이며 생선이며 탕국이며 끓여주셨다.

작은 엄마도 메밀부침개를 가져오고,
제사 전엔 음식 담아서 제사상에 순서대로 음식도 내주셨다.

엄마는 참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엄마도 그걸 알겠지? 꼭 알았으면 좋겠다.

1년 동안 엄마 없이 세상의 시간이 흘러 갔구나.
엄마를 1년이나 못 봤네.
생각이드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는데 간신히 참았다.

양력 1주기엔 사촌동생들과 나를 뺀 가족들이 다시 산소에 갈 것 같다.
사촌동생들이랑 술 한껏 마시고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노래방 가서 놀았던 기억이 불현듯이 스친다.
그때 녹화 좀 해둘걸...엄마가 신나게 노래 불렀는데..

나는 요새 업무가 많이 바빠 양력 1주기 당일엔 못 와서 먼저 산소에 들렸다.
1년 동안 매달 엄마에게 찾아 간다는 약속이 12월이면 끝난다. 사실 강원도까지 한달에 한번씩 온다는게 쉽진 않다. 그치만 내가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엄마가 날 너무 사랑해줘서 고맙단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게 이것 밖엔 없었다.


엄마가 홍시를 참 좋아했다.
엄마를 닮아 나도 홍시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한다고 익지 않은 대봉 감을 1박스 사서 장독에 넣고 익혀서 수시로 꺼내먹을 수 있게 해줬던 기억도 난다.
손이 커서 뭐든 한박스씩..과메기 한번 사왔는데 잘 먹으니 10번은 먹을 수 있을 양을 사서 결국엔 외갓집 친척들과 같이 먹은 기억도 난다.

요새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데 엄마 산소와서 생각했다.
나를 이렇게 사랑해준 엄마가 있는데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살자. 엄마가 바라는게 그런거다.
내가 선택한 일은 잘 살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한 일이니 이 고비 잘 버티자.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12월에 엄마 보러 올때는 엄마가 그랬듯이 나도 모두를 다정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로윤 마음으로 오고싶다.

728x90

'즐거운 인생 > 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스정류장  (0) 2022.05.16
엄마와 음악  (0) 2022.02.14
엄마와 아울렛  (0) 2021.11.13
여름 휴가의 기억 - 느린 우체통  (0) 2021.09.23
엄마의 명절  (0) 2021.09.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