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이다. 나는 직관적인 책이 좋다. 나의 잠과는 무관하게는 이야기를 쓰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내 기준으로 쓰다 만 느낌의 책이다 보니 이야깃거리는 많을 수 밖에 없다.
나는 문학적 감수성이 매우매우아아아아주많이 떨어지는 사람이기때문에 내가 난해하게 느끼는 책의 경우 타인의 견해를 들으면서 내가 놓쳤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고, 여러 사람과 많은 의견을 나누면서 내가 별로라고 느꼈던 책이 굉장히 대단한 책으로 탈바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책이 내가 독서모임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김질 시켜 줄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가 깨달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를 생각하곤 한다.
물론 모든 책에서 그런걸 깨달을 수도 없고, 작가가 이야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이야기에 집중을 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이야기의 흐름이 끊겨버리고, 내가 무엇을 깨달아야 할지는 알 수가 없다.
정말 자다깨서 개꿈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꿈 이야기 모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야기끼리 연결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까지도 이 책이 꿈 얘기를 쓴 것인지? 황당하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쓴 것인지? 헷갈린다. 책에 대한 설명에 그럴듯한 설명이 있지만, 그 부분을 읽기전에 내 의견만 적고 싶어서 그 부분은 아직 보지 않았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취향의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타인과 의견 교환이 불가한 경우에는 절대로 추천하지 못 할 것 같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여러사람과 같이 책을 읽는 경우 꽤나 재밌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 많은 시선들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살아간다.
그 시선을 견뎌내기 위해서 차가워 질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그 차가움을 견뎌야 하는 대상은 다름 누구도 아닌 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 나는 항상 나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내용이 어렵지 않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편하게 읽힌다고 느껴진다.
비슷하게 느껴지는 소설로 "시선으로부터"를 읽었는데 그때 소설을 읽을 때와는 다르다.
묘사도 머릿속으로 그려서 상상이 가능했다.
글을 아주 읽기 쉽게 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눈물 점 자극
엄마가 떠나기 전에도,
엄마가 떠난 뒤에도 누군가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엄마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나는 소리내어 울어보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이 내 눈물점을 자극했다.
아마도 엄마,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소설에 나오는 할머니, 엄마의 연령대가 나의 할머니, 엄마의 연령대와 비슷하기도 하고,
지연의 엄마가 극중에서 암으로 수술한 내용도 그렇고,
극 중 할머니와 지연이 만나는 장소가 강원도 여서 그런지
친근하고 내 이야기와 딱 맞진 않아도 내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런 부분들이 있었다.
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지연과 엄마의 관계와 나와 우리 엄마 관계와는 너무 다르지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라는 단어가 나에게 이제 너무너무 슬픈 단어가 됐다는 걸 깨달았다.
여태 살면서 "엄마"란 단어는 따뜻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존경하고, 내가 힘들때 언제든 기대고 투정부릴 수 있는 단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라는 단어는 이제 내게 더 이상 현실엔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됐다.
그 사실 너무너무 슬퍼서 이 책의 독서모임에서 "엄마"란 단어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아 제대로 말하지도 못 했다.
3. 희령
희령이라는 도시는 실제하지 않는 도시다.
소설 속의 모든 도시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데 작가와 할머니가 만나게 되는 희령이라는 도시는 실제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현실은 냉혹한데, 환상은 따뜻하다.
희령이란 도시는 어느 순간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다.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가 그 곳에 정착하러 갈 때는 그 곳은 증조부의 가족을 찾기위해 찾은 공간으로 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지만 새비 아줌마와 희자가 와서 봤던 바다. 그리고 지연이 어린 날 찾아와서 할머니와 추억을 쌓고 다시 찾은 공간은 따뜻한 공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연의 상처가 치유되는 공간이고 지연이 차가움과 마주하면 엄마의 변화를 이끌어 내게 된 공간이다. 엄마는 그곳을 떠났지만 결국엔 희령에서의 지연을 통하여 엄마 또한 변해갔던 것 같다.
사실 내 가장 큰 관심은 희령이 실제 도시라면 어디일까? 였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 곳은 '고성'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속초에 살았다. 속초 바로 위에 고성이 있는데 한적하고, 피난민들이 속초에 아바이 마을에도 많이 있지만 고성에도 많이 있다. 속초는 실제하는 곳이니 '고성' 정도를 머릿속에 두고 쓰지 않았을까 싶다.
4. 현실은 냉혹하고, 환상은 따뜻하다.
어릴때는 할머니를 무척 좋아했고,
10, 20대에는 할머니와 거리가 조금 멀어졌다.
30대가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자주 찾아뵙고 있다.
자주 찾아가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도 가고 유명한 카페에서 빵이랑 차도 마시고 오고 맛집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오고 같이 시골 마트에 가고 병원도 모시고 다녀오곤한다.
우리 할머니도 소설 속의 할머니와 같은 시대를 살아오고 평생을 강원도에서 살아오셨지만 소설 속의 할머니와는 다르다.
손녀와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카톡을 배워서 한다는 것이
가능 할 수 있지만 우리 할머니를 보면 이제 다리가 아파서 많이 걷고 움직이는 것이 어렵고,
재작년 겨울에 한참 테니스 열심히 칠 때 의정부에 있는 실내 테니스장으로 원정을 다니곤 했다. 간 김에 같이간 클럽원들이랑 의정부 맛집을 한 곳씩 다녔었는데 그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집이었던 "송산 부대찌개"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그때 의정부에 유명한 부대찌개 집 몇 곳 다녀봤는데 그때마다 다들 송산이 더 맛있다고 했었다.
내부가 좀 달라지긴 했는데 나오는 메뉴들은 그대로다. 그 전에는 바닥에 앉아서 먹었기 때문에 신발 벗고 들어갔었는데 의자 테이블로 바뀌어 있었다.
친구랑 둘이가서 2인분을 시켰다. 얼마전에도 부대찌개 체인을 다녀왔는네 그때 먹은 햄이랑 비교하니 진짜 내용물이 가득가득 냄비안에 채워져 있었다.
역시 부대찌개엔 라면 사리가 필수! 북한강 카페에 간 날 굳이 돌아가는 길인데도 들려서 먹은 보람이 있는 맛이다. 친구에게 부대찌개만 먹으러 다시 올 것 같냐고 물으니 올 것 같다고 했다. 물론 2년만이긴 하지만 나도 부대찌개만 먹으러 왔으니 그만큼 맛은 보장!
가격은 1인분에 9천원. 북한강 카페 커피값과 비슷하다. 같은날 두 곳을 가니 가격에서 약간 현타가 왔었다.
주차 공간은 많지 않다. 가게 주변으로 2, 3대 주차할 수 있지만 주차장은 아니다. 주변이 빌라촌이라 근방으로 길가에 주차된 차들이 많고 바로 앞에 유료 주차장도 있긴하다.
2년전에 테니스 4시간 치고 먹을때 만큼의 맛이라고 느끼진 못 했지만 주변에 부대찌개 체인점이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집이다. 겨울에 드라이브겸 가끔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